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065 호 28페이지기사 입력 2024년 08월 01일 (목) 09:42

세계적인 거장 이우환 작가의 작품이 가야의 거리에 있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무한의 언덕' 2003년 5월 대성동고분박물관 앞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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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의 언덕
  • 무한의 언덕(2)

우리나라 생존작가의 작품 중 최고가로 낙찰된 것은 이우환 작가의 1984년 작 'East winds(동풍)'로, 2021년 국내 경매에서 31억 원에 낙찰됐다. 아직까지도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BTS가 팬미팅 차 부산을 방문했을 때 리더 RM이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을 찾았고, 평소 '바람 시리즈'를 즐긴다고 밝히기도 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대단한 화제성을 띠고 있는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작가의 작품이 김해에, 그것도 누구나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는 거리에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성동고분박물관 앞 가야의 거리에 전시되어 있는 이우환 작가의 '무한의 언덕'을 만나보자.

'무한의 언덕'은 2003년 5월 설치되어 올해로 2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돌과 나무기둥, 철판으로 구성된 작품은 고대가야의 쇠붙이, 공간의 여울로 맺어진 돌덩이, 먼 나라 산속에서 잘라온 기둥나무 등 이미 제각기 연관 속 것들이 한 둘레로 어울려 가야의 언덕을 표현하고 있다.

돌은 점, 나무기둥은 선, 철판은 면을 의미한다.

'무한의 언덕'은 관람하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다.

철판 쪽에서 바라보면 자연스럽게 녹슨 철판이 먼저 눈에 들어오며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고, 돌 쪽에서 보면 이끼 낀 돌과 나무기둥에서 무한할 것 같지 않은 우리네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된다.

'무한의 언덕'에 언젠가는 사라질 돌과 나무, 철판을 설치한 것은 어쩌면 무한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모두의 영겁을 꿈꾼 이우환 작가의 희망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전시 당시 이우환 작가는 "어찌 보면 폐허 같기도 하고 시발지 같기도 한 싱그러운 광경의 무한한 세계를 연다"라며 "아득한 옛날이 떠오르고 먼 미래가 내다보이는 크낙한 시공, 여기도 어디도 당신도 모두 가야의 언덕"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올해 10월 개최되는 전국(장애인)체전은 '문화 체전'을 표방하고 있다.

김해를 찾은 방문객들이 김해의 한 거리에서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만났을 때 받을 문화적 충격이야 말로 문화 체전에 가장 어울리는 서사가 아닐까?

오늘 저녁도 좋고, 주말도 좋다. 혼자여도 좋고, 같이해도 좋다. '무한의 언덕' 속에 흠뻑 빠져보자.



 



철판의 반대쪽인 돌 쪽에서 바라본 '무한의 언덕'은 무한할 것 같지 않은 우리 인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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