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보

김해시보 제 1068 호 22페이지기사 입력 2024년 09월 02일 (월) 09:43

[독자투고] 김해 시민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외동시장 풍경

남보라(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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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동시장

늘 가는 외동 전통시장에 갔더니 평소 안면을 트고 지내는 야채가게 아줌마가 마늘을 까고 있었다.

“바쁘시네요. 요새는 손님들 좀 있어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자 아주머니는 “요즘 사람들이 없네. 경기도 안 좋아서.... 붕어빵이라도 구워야 하나” 하며 웃으셨다.

삶은 팍팍해도 아주머니의 긍정 에너지는 언제나 나에게 힘이 된다.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심 때가 되었다. 아주머니가 손님을 맞고 있는 틈을 타 나는 옆 가게에서 시원한 콩국수 두 그릇을 샀다. 아주머니에게 같이 먹자며 옆자리에 앉자 깜짝 놀래며 콩국수 값을 주었지만 “그냥 드세요. 제가 먹고 싶어서 산거예요.” 라며 물렸다.

둘이 앉아서, 마치 친 엄마와 딸처럼 콩국수를 먹고 일어서는데 아주머니가 봉지에 도토리 묵을 담아 내게 주신다.

“이거 그냥 가져가. 돈 안 받을끼라. 제법 맛있어. 진짜배기거든.”

돈을 건네는 내 손을 한사코 뿌리치던 아주머니는 오히려 애호박 무 옆 큰 냄비에 담겨있던 무청까지 건네주며 내 등을 떠밀었다. 하지만 아주머니보다는 젊은 내가 힘이 더 세다. 묵 값을 쳐 드리고 결국 무청은 공짜로 얻었다.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 때문에 집에 돌아오는 내내 행복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내가 가는 외동 전통시장에서 아주머니를 만나고 오는 날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풍성해진다. 그곳은 재래시장 특유의 훈훈함과 사람 사는 향기 가득한 외동시장이 나는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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