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문동에 사시는 필자의 어머니께서는 어릴 적에 가난해서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셨다. 그러던 중 김해시청에서 열어준 성인문해교실을 통해 기어코 한글을 익히시고는 요즘 핸드폰으로 손주들에게 카톡 날리는 재미에 빠지셨다.
어머니는 진영한빛도서관에서 글을 배우셨는데 하루 일과 중 한글 배우는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하셨을 만큼 열의를 다해 배우셨다.
옛날에는 다들 가난하고 어려워 학교를 다니지 못하신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필자도 80년대에 야학을 해 본 경험이 있다. 배움의 기회를 놓친 분들을 위해 대학생이나 학교 선생님들이 무보수로 한글 등을 가르친 봉사활동이 야학이다.
그때 야학은 버스도 제대로 탈 수 없고, 호적등본 떼러 가기도 무서워서 소리없이 고민하던 어르신들. 그리고 군대 가 있는 아들에게 편지도 쓰고 싶어서, 초등학교 졸업장이라도 받고 싶어서, 그리고 글을 배워 운전면허를 따고 싶어서 글을 깨치고자 하시는 분들이 야학을 다니셨다.
필자가 맡고 있던 초급반에는 초중고 시절에나 봄 직한 책걸상에 옹기종기 앉아서 10명 남짓한 학생들이 수업을 들었다. 그분들 중 80% 이상은 40대 이상의 아저씨, 아주머니들로 강연하는 내 손짓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가끔씩 책을 보며 달력 또는 이면지로 만든 연습장에 열심히 가갸거겨를 쓰고 또 쓰곤 하셨다.
글을 아는 사람들에겐 별거 아닌 한글을 연습장에 자음 모음을 하나하나 써 가시면서 열심히 익히는 모습이 얼마나 진지하고 열정적인지, 오히려 배우는 학생들 속에서 내 스스로가 무언가를 배워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이제 세월이 흘러 김해시청에서 열어주는 문해교실 프로그램은 그분들에게 한 가닥 빛의 창구 역할을 해주니 참 고마운 일이다. 많은 김해 시민분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 배움의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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