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크레인이 웅 하는 소리를 내며 출력을 높이자 이내 바닥에 있던 20미터 높이의 시설물이 형체를 드러냈다.
이 시설물의 정체는 바로 '황새 인공 둥지'였다. 인공 둥지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자 이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의 박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 둥지의 주인은 바로 지난 3월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 시에서 700km를 날아와 화포천습지생태공원 일원서 생활하고 있는 황새 '봉순이'다.
늦 겨울에 김해를 찾은 봉순이는 그동안 화포천을 떠나지 않고 있었는데 안전한 둥지가 없어 전신주 위나 철탑 위에서 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김해시가 조류학자와 생태 전문가 등에게 자문을 구해 봉순이가 정착할 수 있도록 높이 20미터의 인공 둥지를 설치한 것이다.
봉순이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유명하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NHK, 요미우리·아사이신문 등 일본 방송사와 언론사가 앞다퉈 특집 기사를 내 보냈고, 7월에는 일본 기노사키초등 등 9개 학교 학생 20명이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을 방문해 황새를 만나기도 했으며, 화포천습지생태학습관 곽승국 관장이 일본에서 개최된 황새 보존 심포지엄에 초청받아 화포천습지의 복원 사례와 생태공원의 다양한 습지 네트워크를 소개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시는 겨울철 봉순이를 관찰해 임시 계류장과 인공 둥지탑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황새 방사 거점 조성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황새는 과거 '황제새'라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텃새로 정착해 살았으나 1971년 충북 음성군에서 밀렵꾼에 의해 수컷이 죽고 암컷만 남아 '과부 황새'로 불리다 1994년 자연사해 멸종됐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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