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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국으로의 소풍

작성일
2023-06-15 14:07:52
담당부서 :
자치행정과
작성자 :
성치경
조회수 :
129
전화번호 :
055-330-3093

봉황대

봉황대

* 2022포토에세이 참가작품

가야국으로의 소풍(신주희)

푸르름이 부서지는 봄날. 6시가 넘어 엄마가 와야만 어린이집을 나갈 수 있는 아이들. 해가 길어져 아직도 밝으니 해반천을 넘어 조용한 가락국으로 소풍을 간다. 차에서 내려 천천히 걸으며 이천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푸르른 나무와 물풀, 해반천에 비친 해가 질락말락. 하늘은 노랗게 물들어 온통 연둣빛이다. 우연히 만난 황세바위는 황세와 여의가 오줌멀리누기 대결을 펼친 곳이라고 한다. 삼대줄기를 이용해 여자였던 여의가 위기를 넘겼다고 했다. 어떻게 이용했을까? 친구사이였던 황세와 여의의 아버지는 만약 자식이 남자면 의형제를 맺고 아니면 혼인을 시키자 했다. 허나 여의의 아버지는 세의 아버지가 가난해지자 여의가 남자 아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세가 여의에게 해반천으로 가서 멱을 감자고 하자 여의가 편지를 물에 띄워 드디어 사실을 고백했다. 이후 전쟁이 나자, 황세장군은 신라와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웠고 왕명으로 유민공주와 결혼하게 된다. 여의는 황세를 그리워하다 죽고 황세는 여의가 죽은 지 일 년이 안 되어 따라죽고 유민공주는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죽고, 또 죽고, 남은 사람마저 다시는 사랑 안한다며 비구니가 된다. 슬프기 그지없다. 무려 이천년짜리 비극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매일 놀던 이곳에 여의돌과 황세돌을 가져다놓았다. 알고 보면 황세바위가 아니라 황세와 여의바위다. 가락국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과 고상가옥으로 기어오르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나는 내일 또 출근하겠지. 산 축에도 못 끼어 이름조차 없는 작디작은 한 구릉은 어마 무시한 전설을 품고 고스란히 잠들어 있다. 나는 언제든 사뿐히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이 도시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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