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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상상하고 사랑하라

작성일
2023-06-15 15:15:20
담당부서 :
자치행정과
작성자 :
성치경
조회수 :
130
전화번호 :
055-330-3093

진례

진례

* 2022포토에세이 참가작품


꿈꾸고 상상하고 사랑하라(강치원)

안녕, 잘 지내? 나 진례야.
요즘 나를 찾는 사람들이 말해. 진례는 밝고, 따뜻하다고. 빛을 머금은 것 같다고, 아주 이따금씩 성스러운 분위기도 느껴진다고.

[왕벚나무]
 한창 무더운 7월, 지방도 1042호선에서 처음 만났지. 사람들은 창백한 듯 화사한 4월의 벚꽃을 좋아하는데 넌 내 짙은 초록잎에 눈을 못 떼더라. “초록에도 에스프레소가 있다면 바로 너”라며 활짝 웃었고, 비라도 오는 날이면 “완벽한 향을 가진 싱그러운 여름색”이라고 치켜 세웠지. 잎이 떨어지면 다들 볼 품 없다 했지만 넌 그랬어. “꿈꾸는 거에요. 쟤는 꿈꾸는 것만 해요. 첫 망울부터 마지막 잎 하나까지 쟤는 모든 걸 꿈꿔요.”



[지붕 위의 고양이]
 태양이 내리쬐던 날, 지붕 위를 걸어가는데 네가 물끄러미 쳐다보더라. 안쓰러운 눈빛으로 말이야. 슬쩍 지나치는데 이렇게 중얼거렸어. “저 좁은 담벼락, 길도 없는 지붕을 다니는 건 정말 아슬아슬해.” 보통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위태롭기 짝이 없는 상황이라걸 난 경험상 알거든. 넌 완전히 길 잃은 사람처럼 보이더라. 그때 결심했어. 네가 진례에 있는 동안 내가 다니는 담벼락길과 지붕길과 심지어 사람들은 믿지 않는 하늘길―고양이들은 빨간 단풍나무 씨앗을 등에 달고 날아다니기도 하니까―이 얼마나 분명하고 확실한 길인지 보여주기로. 널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했는지 알겠니?



[클레이아크]
 넌 나를 보자마자 “한 때의 시간이 겹쳐져 한 조각이라도 알게 된 건 기적”이라며 달뜬 모습으로 말했어. 첫 눈에 반한 연인처럼. 나를 담으려고 카메라 셔터를 수도 없이 눌렀다는 걸 알아. 나도 풍경 속에 널 담아뒀어. 네가 짓던 표정과 나를 보던 눈길, 흥얼거린 노래나 발자욱 같은 것들로. 존재의 무게는 부재의 순간 비로소 그리움이라는 추가 기울어 알게 된다더니. 보고 싶다.

 난 잊혀질까봐 조바심 나지 않아. 다만 나를 잃어버리지는 않으려고. 사람은 관계의 열망만큼 고독의 소망도 충만하거든. 고독은 모든 소란스러움의 토양이야. 화려한 꽃과 아름드리 나무가 어디에 뿌리를 박고 있는지 생각해 봐. 언제든 와. 내 토양은 충분하니까.


여름 햇살 머금고 꿈꾸는 진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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